머리속이 복잡하다
잠시 쉬었다 가는 차원에서 번외편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나는 20일까지의 이야기만 쓸 계획이다
이건 그 후의 이야기다
7월 31일에 출발한 난 어떻게 걷다 걷다 보니
8월 31일에 서울에 도착하게 됐다
음?... 출발을 7월 31일에 했는데 서울에 도착을 8월 31일?...
하필 31일? 뭔가 의미있는 것 같은데??
왠지 우연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데 이거!!
난 계획하지도 않았는데!!
또 알 수 없는 기운이 날 멤돌고 있는 것 같았다
병신
그래도 어떻게 서울까지 가긴 갔네
서울에 도착하기 전의 생각
한달동안 걸어다녔으니 서울에 도착하면 좀 쉬자
3~5일 정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구해서 돈을 좀 벌고
그 돈으로 밥도 사먹고 잠은 찜질방에 편하게 자고 그렇게 며칠 푹 쉬어주자
그 다음엔? 그 다음엔 어떡하지?..
이제 그만 기차 타고 집으로 내려갈까...
자전거를 한 번 타볼까..
정말 걸어볼까.. 그건 너무 먼데..
계속 고민은 했지만 서울에 도착할 때 까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했다
나는 아무 계획도 목표도 없었다
이제 집에 돌아가면 뭐하지?
막막하다..
아 1달을 걸어다녔는데도 난 변한 게 없는 것 같다
이제 어떡하지
나는 이제 어디로..
결국 서울에 도착한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울에 갇히게 됐다
계속 고민만 하고 결정을 못 내린채 서울에서 이리저리 방황했다
운 좋게 일당 아르바이트를 잘 구해가지고 돈을 좀 벌기도 하고..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서울구경이나 했다
구경도 아니다 그냥 바람쐬기다
멍때리기
하루는 남산에 올라가서 의자에 앉아 멍....
하루는 청계천에 가서 의자에 앉아 멍.........
하루는 한강 의자에 앉아 멍...........
여기서 멍 저기서 멍......
그냥 멍한 생활이었음
아
서울역을 목적지로 생각하고 계속 걷던 도중
휴식을 위해 망우역 휴게실에서 혼자 앉아 쉬고 있다가
의자에 떨어져있는 교통카드를 발견했다
처음 카드를 보고 집어들고는
ㅇㅇ : 어 교통카드네?
하고 곧바로 생각없이 다시 제자리에 놓아버렸다
그냥 버릴게 아니지
ㅇㅇ : 뭐 교통카드????
다시 얼른 주워서 잔액 확인해보니까 6400원!
이건 지하철 타라는 하늘의 계시!!!!!!!
교통카드를 줍고 잔액을 확인했을때는 기막힌 내 운빨에 다시 한번 놀랐다
그래서 서울역까지는 걸어간 후 이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알바도 하고....여기저기 이동도하고....정말 유용하게 썼다
하필 서울에 도착한 날 교통카드를 줍다니!
덕분에 교통카드 구입비도 아끼고 덤으로 공짜 차비 6400원!
ㅇㅇ 아무튼 보름정도를 서울에서 방황했다
그러다가..
서울에는 디씨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시대도 인터넷시대니 구걸도 인터넷으로 해보자는 생각에
디씨에 구걸하는 글을 올리게 됐다
나름대로 용기내서 핸드폰 번호까지 쓰고 혹시 올지 모를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락은 단 한 통도 오지 않았고 구걸하는 글에는 리플만 하나 달려있었다
땍끼 잠이나 쳐자!
ㅇㅇ
이제 번외편의 주 이야기


하루는 홍대 근처 벤치에 앉아 그 날 역시 그냥 가만히 멍이나 때리고 있었다
비둘기들이 모여들어 땅에 떨어진 빵을 쪼아먹고 있었다
식빵 같기도 하고.. 바게뜨 빵을 잘라 놓은 것 같기도 한 둥글고 작고 납작한 빵이었다
비둘기에게는 빵을 손으로 잡거나 발로 밟아 고정시킨 다음 얌전히 뜯어먹는 재주는 없었으므로
빵을 부리로 콕 찝어서는 고개를 위로 힘껏쳐들어 뜯어먹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래서 빵이 땅 위로 통통 튀어오르기도 했다
무슨 이유인지 비둘기들은 빵의 가운데만 공략했기 때문에 빵의 가운데부터 구멍이 나기 시작했다
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음!!

비둘기 목에 빵이 꽂힘
내가 비둘기 잡아서 꽂은거 아님
지들끼리 먹다가 빵이 튀어올라 목에 꽂힘
빵이 갑자기 자기 목에 걸리게 되자 비둘기는 당황했음
뭐지...?
여기가 어디지....
난 누구?....
이제 난 어떡해야되는거지....
이게 뭐임!!!!!!!
이런 생각이라도 하는 듯
순간 몰려오는 혼란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그대로 서 있었음
주위 비둘기들은 지 친구 목에 빵 조각이 걸리자
약간 당황하고 웅성웅성하는듯 하더니
비둘기 목에 걸린 빵을 외면하고는 다른 빵 쪽으로 몰려갔다
목에 빵이 걸린 비둘기는 처음엔 그렇게 가만히 있더니
시간이 좀 지나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 빵을 쪼아 먹었다
나중엔 아주 지혼자 빵 2개를 독차지함
목에 걸린빵 + 쪼아먹는 빵


하나 더 꽂을 기세

기술도 좋다
비둘기의 필사적인 빵 사냥
빵둘기 ㅇㅇ
아
힘들다
이게 쉬어가는 차원이 아니네
번외편
끗


